[도서] 얼어붙은 송곳니 즐길거리

일본문화에 탐닉하게 된 계기는 대중문화가 개방된 이후 영화와 일본드라마에 한정되어 있었다. 물론 일본 소설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추리소설은 처음이라, 호기심에 신청하게 되었고 지금 리뷰까지 쓰게 되었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었지만, 전에 읽어보았던 셜록 홈즈식의 추리소설은 아닐것이라 생각했고, 읽어가면서 역시 무엇인가 다르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어쩌면 그전에 보았던 일본 드라마, 도망자(2004), 언페어(2006) 에서 일본 경찰 조직에 느꼈던 생각이 다시금 떠오르게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오토미치 다카코라는 젊은 여형사가 전통적인 남성조직인 경찰조직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해 나가는 여성성장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치 언페어에서 시뇨하라 료코가 맡았던 유키하라 나츠미 처럼..

이 소설은 두명의 주인공이 있다. 한명은 오토미치 다카코라는 젊은 여형사이고 또 하나는 늑대개이다. 아마 다카코 형사가 주인공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또 하나의 주인공을 늑대개로 뽑은 것에 대해 의아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적어도 그렇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다카코 형사와 늑대개는 닮은 점이 참으로 많다. 먼저, 둘 다 기존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카코 형사는 경찰조직이라는 보수적인 집단에서 젊은 여자 형사라는 이유만으로 소리없는 차별을 당하고 있고, 늑대개는 늑대도 아니고 개도 아닌 중간의 영역에서 사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나 결국 그 사람들에게도 배척당하는 불쌍한 존재이다.


그리고 두 번째 공통점은 처음엔 고군분투하지만 나중엔 그 무리속에서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다. 다카코는 다키자와 형사(처음엔 다카코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나중엔 다카코를 누구보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를, 늑대개는 가사하라(늑대개의 주인)와 에미코(가사하라의 딸)를 만나고 이들을 진정 좋아하게 된다.


그렇게 둘이 닮음을 알게 되어서일까? 이글의 끝에 나오는 둘의 질주 장면은 읽는 내내 같이 달리는 것처럼 가슴 졸이고 감격스러웠다. 어쩌면 다카코와 늑대개는 서로가 이 사회의 약자라는 것을, 그러나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아본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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